토요일 아침, 남편이 “정말 멋진 곳이 있다”며 저를 불렀습니다.
은행나무가 장관이라며 추천한 곳은 바로 경주의 도리마을이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곳,
포항에서 영천을 지나 경주까지 이어지는 시골길을 따라 달리며
가을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 포항에서 경주 도리마을까지 — 시골길이 만들어준 여유
포항에서 차를 타고 경주 도리마을로 향하는 길은
그 자체로 하나의 여행 코스였습니다.
논밭 사이로 펼쳐진 풍경, 군데군데 자리한 감나무와 들꽃들,
그리고 낮게 깔린 햇살이 너무 따뜻했습니다.
도리마을에 도착하니 주차장이 꽤 넓었지만,
은행나무 절정을 맞은 주말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겨우 주차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인기가 많다는 뜻이겠지요.


🌳 마을 전체가 황금빛으로 물든 은행나무 숲
도리마을의 은행나무 숲은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햇살에 비친 은행잎이 황금빛으로 반짝이고,
바람이 불 때마다 눈처럼 은행잎이 흩날렸습니다.
그 속을 걷는 순간,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모두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배려하며 추억을 남기고 있었습니다.
은행나무 숲은 메인 숲이 있고 곳곳에 소규모 숲들도 있었는데
이 숲 조성을 최초로 누가 했는지 궁금하더군요


🍜 마을의 정겨운 먹거리들
은행나무 숲을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을 중심으로 향하게 됩니다.
그곳에는 간이 식당과 여러 먹거리 부스들이 있었어요.
소고기국, 우동, 어묵, 돈까스, 붕어빵,
한강라면, 뻥튀기까지 — 정말 없는 게 없었습니다.
도리마을 주민분들이 직접 운영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음식의 맛이 정겹고 따뜻했습니다.

🌻 국화 향기 가득, 가을을 담아온 하루
마을을 둘러보던 중,
길가에 놓인 작은 국화 화분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색색의 작은 국화들이 바람에 살짝 흔들리며
‘가을을 집으로 가져가라’는 듯 웃고 있었어요.
그 자리에서 화분 5개를 구입했는데,
판매하시는 분이 “많이 사니 할인해 줄게요” 하시며
한 개에 2,000원씩으로 챙겨주셨습니다.
작은 화분 다섯 개를 트렁크에 넣고 돌아오는 길,
차 안 가득 국화 향이 퍼져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덕분에 당분간은 학원에서도
가을의 향기를 물씬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보는 가을 국화가,
공부 공간에 따뜻한 온기를 더해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