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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천북 운곡서원 - 고즈넉한 서원에 물든 황금빛 오후

by 레오마니 2025. 11. 17.

지난달 포항 보경사에 다녀온 후, 가을이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게 아쉬워 다시 한 번 경주로 향했습니다.
이번엔 천북면에 있는 운곡서원이 목적지였습니다.
사진으로만 보던 노란 은행나무가 직접 보고 싶었고, 마침 지인이 전시회를 연다고 해서 겸사겸사 방문했습니다.

 

📍 운곡서원 위치와 분위기

운곡서원은 경주시 강동면 사라길 쪽, 천북과 가까운 조용한 시골 마을에 있습니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오래된 서원답게 고즈넉한 분위기가 인상적입니다.
서원 입구에는 수령 400년이 넘는 커다란 은행나무가 서 있습니다.
가을이면 잎이 노랗게 물들어 서원 마당을 전부 덮습니다.
은행잎이 흩날릴 때마다 마당이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모습이 운곡서원의 가장 큰 볼거리입니다.

 

🍂 전시회 관람

여산 권택관님 작품

 

함께 간 언니의 지인이 운곡서원 내에서 작은 그림 전시회를 열고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아서 많이 복잡했습니다.

그림 외에도 조각품도 전시되어 있었어요 우리 일행은 못봤지만 오전에는 음악회도 열렸다고 하더라구요

가을 햇살이 따뜻했고,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서원을 감싸고 있었습니다.
전시회와 함께하는 가을 풍경, 그리고 그날의 맑은 공기까지 더해져
오랜만에 기분이 한결 가벼워지는 하루였습니다.

 

 

그곳에서 지인찬스로 처음으로 목련꽃차를 마셨습니다.
이름이 생소했지만 향이 정말 독특했습니다.
꽃향이 은은하게 퍼졌고, 한 잔 마시고 나니 가을 공기와 어울려 정말 잘 어울리는 차였습니다.

📸 운곡서원 풍경

운곡서원은 조선 후기 유교 서원의 전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앙에는 강학당인 중정당, 양쪽으로 동재와 서재가 있고, 위쪽에는 제향 공간이 있습니다.
건물은 모두 기와지붕의 단층 구조로, 목재의 색감이 오래되어 운치가 있습니다.

서원 마당에서 은행나무를 중심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은행잎이 절정일 때는 마당 전체가 노랗게 물들고,
바닥에도 잎이 두껍게 쌓여서 어느 각도에서 찍어도 예쁜 사진이 나옵니다.
사진보다 실제로 보면 훨씬 규모가 커서 놀랐습니다.

 

 

주소: 경주시 강동면 사라길 79-13

입장료: 무료

 

 

<경주 천북 운곡서원>

1️⃣ 개요

경상북도 경주시 강동면 천북 지역에 자리한 운곡서원은 조선 후기 지역 유림들이 학문을 연구하고 선현을 제향하기 위해 세운 대표적인 서원입니다.
이곳은 안동 권씨의 시조인 권행을 비롯해 후손 권산해, 권덕린 등을 함께 모시며, 유교적 충·효·예의 정신을 지역사회에 전하고자 한 공간입니다.

서원은 1784년(정조 8년)에 처음 ‘추원사’라는 이름으로 세워졌으며, 이후 서원으로 격상되어 학문 연구와 제향을 병행했습니다.
그러나 1868년(고종 5년)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폐쇄되었고, 1976년에 복원되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2️⃣ 역사적 의미

운곡서원은 조선 시대 사림의 정신과 유교문화의 뿌리를 보여주는 유적입니다.
이곳에서 배향되는 권행은 고려 말에서 조선 초에 걸쳐 활동하며 나라의 기틀을 다지는 데 기여한 인물로, 안동 권씨 문중의 상징적 존재입니다.

조선 후기에는 지방 사족들이 모여 학문을 토론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중심지 역할을 했습니다.
서원은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지방 자치와 정신문화의 중심 공간이었기에 운곡서원은 지역 유림의 정신적 구심점이자 향촌 문화의 상징으로 기능했습니다.

 

3️⃣ 건축과 배치 구조

운곡서원은 완만한 산자락 아래에 자리 잡고 있으며, 자연지형을 그대로 살려 지어진 점이 특징입니다.
서원의 중심부에는 제향 공간인 경덕사가 있고, 그 아래에 강학 공간인 중정당이 자리합니다.
중정당 양쪽으로는 학문을 닦던 동재서재가 있어 유생들이 머물며 학문을 익히던 곳이었습니다.

입구에는 외삼문이 서 있으며, 전체적으로 위에는 제향 공간, 아래에는 교육 공간을 두는 전통 서원 배치를 따르고 있습니다.
건축양식은 조선 후기의 간결하면서도 단정한 맞배지붕과 겹처마 구조로, 목재의 결을 살리고 주변 산세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4️⃣ 자연환경과 풍경

운곡서원은 이름처럼 ‘구름이 머무는 골짜기’라는 뜻을 가진 운곡(雲谷)에 위치합니다.
주변으로 낮은 구릉과 맑은 시냇물이 감싸고 있으며, 특히 서원 앞마당에는 수령 400년이 넘은 거대한 은행나무가 서 있어 가을이면 황금빛으로 물든 장관을 이룹니다.
이 은행나무는 서원을 상징하는 수호목이자, 오랜 세월 동안 학문과 충절의 정신을 지켜온 상징으로 여겨집니다.

서원의 주변은 경주의 대표적인 농촌 풍경과 어우러져 있으며, 계절마다 다른 색감을 보여 주어 사진 명소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특히 10월 말에서 11월 초, 가을 단풍과 은행잎이 물드는 시기에는 방문객이 많습니다.

 

5️⃣ 제향과 행사

운곡서원에서는 해마다 봄과 가을에 제향 의식이 열립니다.
지역 유림들이 참여하여 선현들의 덕을 기리고, 후손들에게 전통 예법과 충효 사상을 전하는 자리입니다.
이 의식은 단순한 종교행위가 아니라, 조선의 유교정신을 오늘날까지 계승하는 문화행사로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전통예절 교육, 인문학 강좌, 문화유산 체험 프로그램 등이 함께 운영되어
현대적 의미에서의 ‘인문교육 공간’으로서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6️⃣ 방문 포인트와 주변 정보

운곡서원은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로, 번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역사와 자연을 함께 느끼기 좋은 장소입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인근에 소규모 주차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주요 관람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입구의 은행나무 길
  • 제향 공간인 경덕사
  • 학문 공간 중정당
  • 서원 마당에서 바라보는 주변 산세와 논밭 풍경

또한 천북면 일대에는 경주 북부지역의 대표적인 전통 마을과 농촌 경관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가까운 곳에는 강동면 단곡서원, 불국사 방면 자연마을, 형산강변 탐방로 등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습니다.

 

7️⃣ 문화적 가치와 현대적 의미

운곡서원은 단순히 옛 건축물이 아니라, 한국 유교문화의 근본정신을 간직한 교육공간입니다.
자연과 건축이 조화를 이루는 배치 속에서 ‘배움’과 ‘예(禮)’를 실천하던 선비들의 삶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조용한 여행지, 사진 명소, 전통문화 체험공간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무엇보다 “지속 가능한 문화유산의 재해석”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큽니다.
운곡서원은 과거의 서원이 아닌, 지금도 살아 있는 학문과 인문의 공간으로서
경주의 역사문화자산 가운데 놓치기 아까운 숨은 명소입니다.